오늘은 휴일! 드디어 날 맑은 휴일이 찾아왔다. 일단 날이 좋아서 무작정 밖으로 나갈 생각인데, 미진이 누나가 아침 먹으라며 챙겨주었다. 덕분에 아침을 먹고 무작정 제주 시내로 출발! 원석이는 하루 쉬는 날에 올레길은 무리라고 했지만 막상 시내가니 할 게 없다. 그래서 기어이 올레 1코스를 가려고 마음 먹었다. 가기 전에 찾아보니 올레 패스포트라는게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구입하러 버스를 타고 가는 길 아니 인터넷에 판매하는 걸 굳이 오프라인에 사려고 하니 사기가 힘들다. 올레길 관심 있다면 미리들 인터넷으로 구매하시길 추천. 공항 근처에 있다고 하길래 그 근처로 가는 길에 용이 보여 사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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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용을 뒤로 하고 직진을 쭉하면 해올렛 직판장이 나온다.

해올렛 직판장

여기서 올레길과 관련된 각 종 굿즈들 및 기념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과거엔 올레길이 서귀포시, 제주시가 나뉘어서 2권으로 판매했는데 올해부터는 1권으로 합쳐졌다. 가격은 2만원으로 생각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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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올레길 여권을 구입하니, 본격 여행자가 된 기분이 든다. 잘 안온다는 201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중국인 2명이 말을 걸었다. 어디 관광지를 간다는데 없는 번호의 버스를 물어봐서 목적지를 물어봤다. 221번 버스가 가는 위치인 걸 확인시켜주고 있는데, 201번 버스가 도착해서 부랴부랴 난 버스를 타고 떠났다. 올레길 시작인 시흥초등학교까지는 201번 버스를 타고 한시간 반? 정도 타고 가야한다. 생각보다 긴 시간 버스를 타야 지루할 수 있지만, 언니네 라디오의 화녀 안영미의 전국지인자랑을 들으면서 가니, 금방 도착한 기분! 시흥초 근처에 버스가 도착하면 여기가 올레길 1코스 시작점입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나온다. 올레길이 꽤 흥한 관광코스가 되긴 되었나보다는 생각이 든다. 버스에 내려 정류장에서 우측으로 조금만 걸으면 바로 올레길 1코스 시작 안내판과 스탬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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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 스탬프를 찍고 올레길 1코스를 출발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를 지나자마자 오름을 올라가는 길이 펼쳐진다. 그 길에는 돌담이 낮게 깔려 있고 밭들이 쭉 있다. 가는 길마다 아래 화살표와 끈을 통해 헷갈리지 않고 올레길을 쭉 갈 수 있다. 자유로워 지고 싶어서 걷는 올레길에 끈을 따라 움직이는 모순되는 상황이 묘한 기분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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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여분? 걸어올라가다 보면 올레길 안내소가 나온다. 내가 갈땐 점심 시간이라 들어가보진 못하고 화장실만 이용하고 다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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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은 걸어서 여행을 위한 사람들의 길이며, 끊어진 길을 잇고, 잊혀진 길을 찾고, 사라진 길을 불러내어 제주 올레길이 되었다고 한다. 평화와 자연을 사랑하는 행복한 여행자가 되길 바란다 써있었고, 올레길 안내소에 쓰레기를 들고 가면 길을 깨끗하게 써주었다며, 스탬프?를 제공하는 것 같다. 여러모로 좋은 의미들이 많은 길이라 걷기 시작했는데, 바로 오름이 시작되었다. 말미오름과 알오름을 오르는데, 가는 길에 멧돼지 주의가 있다. 설마 멧돼지가 있겠어? 싶었는데 멧돼지 똥을 보니 소름이 쫙 돋았다. 날이 좋으니, 풍경이 엄청 좋았는데 사진으로는 미처 다 담기지 않는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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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두개를 거쳐 지나가는 동안 사람이 보이지 않아 괜히 섬뜩했다. 그러다 트렉터를 만나니까 풍경에 어울리지 않아도 괜히 안심이 되었다. 오름 두개를 지나가면 종달리가 나온다. 종달리는 소소하니 이쁜 집들이 많고, 과거 소금을 채취하던 곳들을 볼 수 있다. 소금 채취 체험도 있었는데, 일요일이라 문을 안 연듯 싶었다. 그리고 바닷물을 길어오는 저수지 같은 곳이 있었는데, 거기엔 백로들이 굉장히 많이 있고, 맑은 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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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리부터는 쭉 평지라 걷기 꽤 편안했다. 종달리를 지나면 종달리해변이 나온다.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길이 기분이 좋았다. 좀 지나가다보면 호국영웅 강승우로 길이 나오는데, 의미 있는 이름을 길로 남겨 여러 사람들이 알도록 해놓은 제주, 서귀포시가 괜히 좋아졌다. 좀 더 걷다보면 목화휴게소가 나와 중간지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목화휴게소는 휴게소라기 보단 편의점 같은 곳이었다. 이미 갖고 있던 물이 있어서 그냥 스탬프만 찍고 바로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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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종달리해변을 쭉 걷다보면 성산일출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쭉 걸어갔다.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걷고, 성산일출봉을 옆으로 지나갔다. 그 길을 지나가니 이생진 님의 시를 보며, 땀을 식히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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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을 지나고 난 후엔 사실 지쳐있었다. 이걸 왜 하지 싶은 생각도 들을때쯤 제주 4.3 사건 학살터를 보게 되었다. 4.3 사건 학살터를 보며, 내가 이 길을 걷지 않았으면 매번 그냥 예쁘다 하며 지나갔을 것이었는데란 생각이 들었다. 이 올레길을 걸었기 때문에 이 길에 대한 슬픈 진실을 알 수 있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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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새겨진 꽃들로 그들의 혼이 위로가 되시길 이라 새겨진 글을 보며 나 또한 그들이 위로가 되시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힘을 내 1코스의 마지막인 광치기 해변으로 힘껏 걸어갔다. 광치기해변에 도착하니 바다는 동쪽 해는 서쪽이라는 제주 사람들 말이 맞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검은 모래 해변인 광치기 해변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마지막으로 스탬프를 찍으며 올레길 1코스를 마쳤구나란 성취감이 밀려왔다. 다음엔 또 다른 코스들을 하나씩 가봐야지란 생각을 하며, 버스 정류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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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가니 마침 201번 버스가 거의 다 와 있었다. 201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갔다. 215번 버스를 타면 조금 더 빠르게 돌아갈 수 있지만, 제주 바다를 보며 갈 수 있는 201번 버스를 타며 느긋하게 돌아갔다. 제주 시내에 돌아와 원석이가 추천해준 우진해장국을 갔다. 애매한 시간에 가니 손님이 덜 있어서 웨이팅을 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었다. 고사리가 유명한 제주도에서 그 고사리로 만든 고사리 육개장을 시켰다. 오징어 젓갈, 고사리 육개장 모두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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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해진 배를 들고 제주 시내에서 다이소와 시장을 누볐다. 필요했던 가방과 바지를 사고, 동문 시장 안에 있는 광덕식당 쪽에서 순대를 구입한 후, 숙소로 돌아갔다.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바로 뻗을 것 같다. 사온 순대는 원석이가 내일 순대국을 끓여준다니, 또 기대가 된다. 올레길 코스 다녀오는 거 만만치 않다. 내일 근무가 걱정된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