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일 연속으로 쉬는 날이 왔다. 원래 2일 연속으로 쉬는 날에 멀리 있는 올레길을 밟으려고 했으나 오늘은 서류 처리하러 가야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운동하고 샤워하고 내려오니 다들 이미 청소 중이었다. 원석이가 당장 병원을 가야해서, 유리누나 시내 나가는 김에 같이 차를 타고 나가기로 했다. 그걸 보고 같이 간다 했더니, 원석이가 오늘 밥해준다 해서 청소를 민지 누나 혼자 하게 생김. 그래서 내가 청소를 도왔다. 청소 돕고 원석이가 만들어준 밥을 얻어 먹고 유리누나 차 타고 가고 개이득?!

막상 유리누나 차를 타고 나가니 나나 원석이나 둘 다 점심 시간에 애매하게 걸려 버렸다. 시간도 남길래 둘이 같이 카페를 갔다. 카페는 제주 신시내에 있는 941Hz로 갔다. 밖에 매장 분위기는 그냥저냥이라 기대치가 낮아졌다. 그런데 안에 들어가보니, 음료들도 특이하고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은 곳이라 생각보다 괜찮았다.



2시에 원석이 병원이 점심시간 종료된다 해서, 그때까지 같이 차를 마셨다. 1시 반쯤 지나자 원석이는 병원을 간다고 떠났고, 나는 인도네시아 bipa에 제출할 서류 준비를 시작했다. 우선 여권 사본들을 전부 복사했고, 부모님께 가족관계 등록부와, 내 돈이 있던 통장 영문 증명서, 그리고 당장 입금할 금액을 부탁드렸다. 또 최근에 찍은 내 사진 3장을 고르고, 풍경 사진만 찍지 내 사진은 잘 안찍어서 급하게 1장을 찍었다. 부모님이 보내주신 돈을 찾을 겸, 수수료가 적은 외한은행을 찾아 나도 카페에서 밖으로 나갔다. 받은 돈을 현찰로 찾으러 ATM을 갔더니 카카오카드에 내가 뽑을 수 있는 금액이 백만원이 다였다. 남은 돈을 뽑아야 했기에 신한은행으로 부랴부랴 가서, 잔금들을 더 뽑았다. 그 후 외한은행을 가서 해외 송금을 처리하는데, 하다보니 내가 너무 잘 멋몰랐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해외 대학의 제대로된 계좌조차도 몰랐고, 수수료 개념도 잘 몰랐으며, 어떻게 해야하는 지도 모른채 은행을 갔다는 걸 깨닫았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이젠 하나은행으로 바뀐 그 은행에서 김연경 과장님이 bankcode로 은행 계좌도 다시 한 번 확인해주시고, 뭐가 더 필요하고 앞으로 해외 송금은 어떻게 관리되는지 설명을 다 해줬다. 아직도 내가 모르는게 많은데 그럴때마다 여러 사람들한테 도움을 참 많이 받는거 같다. 내 잘난 맛에 사는 세상이지만 아직도 모르는 거 투성이란 생각도 든다. 은행 업무를 땀 삐질삐질 거리며 마무리 짓고 나올 때쯤 부모님께서 가족관계 증명서 및 필요 서류들을 다 보내주셨다. 근처에 바로 스타벅스가 있어서 기존에 모아두었던 쿠폰 쓸 겸 매장에 들어갔다. 제주도에 스타벅스는 JEJU ONLY라고 제주도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 음료를 판매한다. 전에 애월에 있는 스벅에서 마신 음료와 다르게 여긴 아메리카노와, 라떼에 제주style이 있다고해서, 제주 only라떼를 쿠폰으로 구입했다.


막상 마셔보니 별 특이한 맛은 없었고, 중국인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랬다. 누가 제주도에 대체 중국인이 없다는 건지.. 길 가다가 대체 중국인들을 얼마나 많이 마주치는 건지 모르겠다 싶지만 뭐 없다니까 대체 그 전엔 얼마나 중국인들이 많이 왔단거지..? 싶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며, 필요한 서류들을 다 정리해 이메일을 보내고 나니 벌써 시간이 꽤 지나 있었다. 아직 못한 일들이 많아 마저 더 해야지 하고 있는데 원석이한테 연락이 왔다. 민지 누나랑 둘이서 배고프니, 빨리 오지 않으면 샤브샤브를 다 먹어버린다고 해서 부랴부랴 버스를 타러 나갔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해가 한참 지고 있어서 하늘이 그림 같았다. 그렇게 그림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게스트하우스 들어가기 직전에 사진 한 장

아무 효과 없었는데도 이런 사진이 나오는게 참 신기하다. 사진 찍고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니, 원석이와 누나가 음식을 벌써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짐만 두고 부랴부랴 내려와서 같이 밥을 먹으며 한 잔을 했다.


한참 먹고 있는데, 포트락으로 이뤄지니 손님들이 하나 둘씩 내려온다. 나랑 동갑인 손님이 혼자 와있길래, 같이 합석을 권해 죽을 나눠먹었다. 또 먹고 있다보니 손님들이 내려와 새우리 딱새우 김밥? 이라며 나눠줘서 또 같이 먹었다. 여기 생활이 대충 익숙해져서, 나름 지낼만은 하다고 생각은 한다. 그런데 음 사장님과 누나의 이 대처능력 방안이 영 안좋아서 고민이다. 짧게 있을 곳이니 그냥 별 생각 없이 있자고 하기엔 한달 반이 남았고 흠 오늘도 생각이 좀 많아질 것 같다. 오늘의 마지막은 손님이 주고 간 딱새우김밥 사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