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연속 쉬는 날의 2일째! 원래 오늘은 관함식 사열을 보려 했으나 해군 사열은 미리 신청한 사람만 볼 수 있어서 아쉽지만 일요일에 찾아가보는 걸로! 그래서 원 계획이 없어졌다. 고민을 하다 게스트하우스 오는 손님들이 매번 추천하는 산방산 탄산 온천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천만 그냥 가는 건 내 취향에 맞지 않으니, 근처 올레길을 돌고 가면 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운동을 하고 샤워 후 아침 먹으러 내려갔다. 원석이와 유리누나가 소봉식당과 마노르블랑을 추천해줘서 계획에 추가했다. 아침부터 갈 곳이 많아져 부지런히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왔다. 202번 버스를 타고 올레길 10번 시작점 근처에서 하차를 했다. 아예 10번 시작하는 곳에 도착하는 버스는 한참 뒤에나 있어서 어차피 걸을 거 미리 조금 걷자는 생각으로 출발지까지 10분 정도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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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코스 시작점에 도착하니 안내소에 사람이 있어서 간단한 인사와 안내지도를 받고 스탬프 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10번 코스는 스위스-제주 올레 우정의 길이라고 하길래 신기하다 생각하며 걷기 시작했다. 화순금모래 해변을 바라보며 걷기 시작하게 되는데, 현재 공사중이 많아서 올레길이 좀 끊겨 있어서 당황했다. 그래도 눈치껏 썩은다리 방향으로 걸어가니 올레길 끈들이 반기고 있어 그 앞으로 향해 걸어갔다. 썩은다리 올라가니 풍경이 이뻐 사진을 바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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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다리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유배길이 나온다. 이렇게 좋은 길이 과거엔 유배길이었다니, 참 세상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유배길이라니까 오랜만에 드라마 탐나는도다가 생각이 난다. 유배를 제주로 오던 선비 이야기였는데 시청률이 안나와 빠르게 종영하고 말았던 비운의 드라마 그 길을 지나 가다보면, 산방산 방향으로 가는 올레길이 나온다. 산방산을 바라보며 그 길을 쭉쭉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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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을 삥 둘러 지나 걸어가다보면 바로 사계항이 나온다. 사실 처음엔 산방산을 오를 줄 알고 긴장했지만 산방산은 현재 보호중이고,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해야만 오를 수 있다. 산방산을 지나 나온 사계항은 생각보다 더 아름다웠다. 사계항을 쭉 올라오면 사계 발자국 화석을 볼 수 있다. 사실 앞에 설명이 없었으면 전혀 못 알아볼 거 같긴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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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이 특이하니 예쁘다하고 생각했는데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뽑힌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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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보면 송악산을 크게 도는 올레길 길이 나온다. 이 길의 시작으로 다크 투어리즘이 시작된다. 처음엔 다크 투어리즘이 뭐지? 하고 봤더니 일제의 잔재, 4.3 사건 등의 참혹한 과거들을 기억하자는 관광 경로였다. 송악산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 안에 있는 일제의 잔재 모습들이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제주에 올레길을 돌아다니면서, 아름다운 제주의 겉모습 안에 아픈 부분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송악산 올라가는 길에 일제 잔재 동굴이나, 비행로를 지키기 위한 포를 보면서 그것들이 얼마나 지독하고 악랄했는지 또 새삼 느껴졌다. 풍경이 아름다운데 내용은 한없이 우울하다 싶었는데, 말들이 지나가다 보여 기분이 좀 나아졌다. 제주에서 정말 평생 볼 말들은 다 보는 거 같다. 역시 사람은 한양으로 말은 제주로 라는 말처럼 제주에 말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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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바라보며 쭉 산을 크게 돌아 넘어가니 4.3 사건에 대한 위령탑이 있었다. 그곳에 어떤 할아버지가 한 없이 바라보시는 걸 보니 괜스레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앞으로는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더 발생하진 않아야할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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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탑을 지나가니 중간 스탬프가 보여, 중간 스탬프를 찍었다. 그 옆에 서있는 동상이 참 따듯해보여서 찰칵 그 길로 쭉 걸어가니 알뜨르 비행장이 나온다. 일제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고, 최후의 보루까지 지키려고 했다는 알뜨르 비행장. 그곳은 이제 꽃과 갈대가 아름답게 펴 있는 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한없이 아름다운 그 길 위에 괜스레 먹먹한 기분을 느끼며, 쭉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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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걸어나가니 하모 해변이 보였다. 하모 해변은 특별히 관광지 느낌이 전혀 없었고, 제주도민의 생활터같은 느낌이었는데 바다가 한 없이 깨끗하고 예뻤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보물을 발견한 기분 하모 해변을 한참 바라보며 시내방향으로 걸어가니 서귀포 보건소로 올레길 10코스가 끝이난다. 지난 1코스에 비해 길이는 길었지만 걷는 힘은 덜 들었던 10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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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코스 안내소에서 봉사자분이 나오셔서 고생했다고 인사를 해주셨다. 감사하다 전하며, 탄산온천을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버스 정류장에서 알뜨르 관련 포스터가 있어서 찰칵. 버스 시간이 남아 포스터를 자세히 살펴보니, 내가 쉬는 일요일에 서경덕 교수님와서 강연을 해주신다고 한다. 일요일에 알뜨르를 또 가야하나싶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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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코스 끝인 하모리에서 산방산 탄산온천까지는 버스로 30분이면 갈 수 있다. 내일 근무를 해야하기에, 피로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우리 게스트하우스에서 매일 언급되는 산방산 탄산 온천을 찾아갔다. 아직 퇴사자가 아니라 회사에서 나온 복지 포인트로 할인받아 온천 입장료를 결제했다. 온천 입장료는 보통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편이 훨씬 싸니까! 미리 인터넷에서 결제하는걸 추천드립니다:) 결제하고 노천도 궁금해서 노천탕 추가비 3000원과 수영복 대여비 2000원을 내고 입장했다. 목욕탕 안에선 사진을 찍기 애매해서 사진 찍은게 없다. 노천탕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수영장도 있고 탕도 4개 정도 더 있어서 뭐 3천원 대비 괜찮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렇지만 따뜻한 탕은 3개 밖에 없고, 수영장과 나머지 1탕은 차가워서 여름이 아닌 가을, 겨울엔 비추천! 오히려 건물 안에 있는 탄산 물이 좋아서 거기서 몸의 피로가 풀릴 때까지 탕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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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하고 나오니 꽤 많이 출출해졌다. 근처에 김소봉 셰프가 사는 소봉식당이 있다고 원석이와 유리누나가 추천해줘서 찾아갔다. 걸어서 30분? 정도고 차로는 5분 거리에 위치한 소봉식당 이곳은 오늘의 정식에 나오는 게장, 전복장이 유명한 맛집이라 오늘의 정식먼저 물어봤지만 오늘은 면요리였다. 그래서 그래도 이 집에서 인기 메뉴인 치킨 정식을 선택했다. 메뉴판 주시는 것부터, 물 따라 주는 것까지도 굉장히 친절했다. 금방 음식이 나왔고 가마솥으로 지은 밥이 진짜 맛있고 전체적으로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었다. 다만 양이 가격대비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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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나오니 해가 마침 지려고 했다. 원석이와 유리누나가 두번째로 추천해줬던 마노르블랑을 향해 부지런히 걸어갔다. 가는 길이 언덕이 많아서 차가 없으면 걸어가는건 심히 비추한다. 분명 목욕을 하고 나왔는데 땀이 날거 같은 상황에 허 여길 내가 왜 가고 있지 싶었다. 도착해서 얼추 보이는 건물이 화려함 그 자체였다. 안에 들어가니 음료 가격들이 살벌했다. 그나마 무난했던 아메리카노를 시키니 클럽처럼 띠를 하나 주었다. 입장 띠가 있어야만 핑크뮬리 정원에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차를 받고 정원에 입장하니 분홍빛 아름답게 펼쳐진 하늘과 핑크뮬리가 함께 있었다. 분명 가격, 거리, 시간 생각하며 불만이 한 가득이었는데 그걸 바라보는 순간 참고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해 지는걸 영상으로 남겨서 본인에게 전해달라는 원석이 말을 듣고 영상으로 일부 찍었다. 해가 지기 전까지 정원에서 마냥 바라보았다. 해가 지자 그제서야 건물 안이 궁금해졌다. 건물 안을 마저 구경하고, 부랴부랴 게스트하우스를 가기 위해 탄산온천 정류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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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로 1시간 반정도 타고 돌아오니, 원석이랑 민지 누나가 반겨준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괜스레 기분이 좋다. 원석이는 사장님이 병원비를 챙겨주고, 얘기가 잘 되었다는 좋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혼근하는 원석이를 도와 포트락 정리를 마무리하고 티몬에서 온 손님을 기다릴 겸 둘이서 가볍게 소주 한 잔을 했다. 소주 한 잔 마치고 보니, 티몬 손님은 결국 취소를 해버려서, 그냥 마신거 정리를 했다. 아 내일부터 다시 근무네 제발 별 일 없이 지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