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말고 손님이 갑자기 내 이불을 확 걷었다. 이 무슨 경우없는 일이지? 싶어서 쳐다보니 지 시계가 없어졌다고 내 이불을 걷어서 찾는 중이랜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일단 일어나서 다른 곳을 확인해보니 이미 여기저기 뒤엎어버린 상황 빡이 쳐서 1층에 내려가보니 그 인간이 같이 내려와서, 다른 고객 전화번호를 내놔라 어쩌라 난리도 아니다. 일단 개인정보라 함부로 줄 수 없다하고 원석이가 사장님한테 연락을 했다. 그랬더니 자기가 무슨 경찰이고 어쩌고 하면서 떠든다. 개인정보보호법 8조에 의거해서 자기가 연락처를 받아도 된댄다. 졸다 말고 로앤비에 오랜만에 접속해 확인해보니 개인정보보호법 2조면 몰라도, 8조에 저 사람이 말한 내용은 없다. 일단 다른 고객에게 전화가 되어서 연락처는 줬는데, 계속 재랄 거린다. 그 손님이 돌아오기로 했고 시계를 가져간 것도 그 손님이 맞다고 한다. 잘못 보고 가져갔다고 했는데, 뭐 일단 해결되었으니 이제 된건가 싶었다. 근데 왠걸 다시 오더니 무슨 그 사람 이름이 뭐니 어쩌니 하길래 당신이 좋아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하여, 2개 이상 정보를 제공해 개인 신원이 조회가 가능하면, 보호법 위반이라 불가하다고 말했다. 하 아침부터 뭐 같아가지고 휴일인데 컨디션도 별로라 어디가긴 그렇고 바로 게스트하우스 근처 올레길 시작점을 걷기로 마음 먹었다. 매번 타는 202번 버스를 타려다 놓쳐서 마을 버스를 타고 고내포구로 가서 올레길 16코스 출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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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내포구에서 출발하려 하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느낌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내포구서 조금 더 걸으니 바로 리치망고 가게가 있는 걸 보고, 전에 몇 번 와봤던 곳이란 걸 알았다. 익숙한 길을 걸으니 옛 추억들이 이것저것 생각이 났다. 바닷길을 따라 걷는데 갈대들이 조금씩 보인다. 날만 추워진게 아닌 완연한 가을이 왔구나란 생각이 든다. 쭉 걷다보니 게스트하우스 주변이 나오기 시작한다. 지난 번에 갔었던 스타벅스, 파스꾸지를 지나서 게스트하우스 근처 cu까지 도착했다. 이대로 점심을 먹으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갈까? 싶었지만 숙소 돌아가면 나오기 싫을것 같아서 쭉 걸어갔다. 이렇게 쭉 걸어가니 16코스 도로 해변가의 끝인 구엄리가 나왔다. 구엄리부턴 다시 마을길로 들어가는데, 왠 개 한 마리가 계속 나를 쫓아다녔다. 어느정도 쫓아오면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겠지 싶었지만, 길 건너기 전까지 쫓아오길래 수산봉 넘어가기 전에 쫓아냈다. 내가 키워줄 수 없으니 가라고, 짠한 그 녀석의 뒷 모습이 보였지만 어쩔 수 없이 발길을 수산봉으로 돌렸다. 하 정말 개 좀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제주도 와서 버려진 개들이 은근 많아보여서 괜히 마음이 불편하다. 수산봉은 생각보다 많이 낮아서 금방 넘어갔다. 수산봉을 넘어가자마자 바로 수산저수지가 나오는데, 우회로 길로 걸어가라고 되어있어서 우회로 길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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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로 걸어가면 마을 길이 나오는데, 이 마을 길에는 계속 시가 적힌 돌들이 있다. 그 돌들 읽는 재미로 걸어가다 궹한 소음이 나서 하늘을 쳐다보면 계속 비행기가 지나다니고 있었다. 제주도는 정말 비행기가 많이 다니는데, 애월이 바로 공항 옆이라 비행기가 유독 더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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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걸으면서 정말 여기저기 귤밭이 천지다. 요즘 귤들이 슬슬 나올 시기라 더 눈에 띄는데, 올레길 걷기 전부터 나오는 규칙! 남의 집 귤이 좋아보여도 서리는 안돼요! 이 글이 생각난다. 그만큼 탐스럽게 귤들이 잘 열려있다. 잘 열린 귤들을 뒤로 하고 부지런히 걸으니 향파두성과 제주 향파두리 항목유적지가 나온다. 향파두성 가는 길 초반은 좀 어두워서 별로였지만 막상 그 길 통해 올라가서 본 항목유적지는 참 잘 꾸며져 있었다. 꽃들이 만발하고, 깃발이 만발하고, 여기저기 포토존이 참 많은 곳이었다. 내가 올레길을 걷지 않았으면, 아마 아예 안왔을 곳 같은 위치에 있는 항목유적지 올레길 덕분에 제주도의 또 다른 신기한 곳들을 계속 마주하는 것 같다. 이곳에서 중간 스탬프를 찍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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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유적지에서 중간 스탬프를 찍고 고성숲길, 숭조당길을 지나치자 바로 올레길 16코스 종착점이 보였다. 이 길에는 그래도 제법 올레길 걷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혼자다니는 여성분들도 제법 많았다. 그분들이 무서워하지 않도록 따로 걷거나, 아니면 먼저 훅 지나쳐서 도착했다. 도착 후 바로 버스를 타고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나왔다. 샤워를 하니 배가 출출해져서 지난 파티 남은 음식과 간단한 맥주 한잔을 하며, 일하는 원석이와 민지누나 옆에서 배려라는 책을 읽으며 좀 쉬었다. 누나가 어제 다녀온 넥슨 박물관을 설명해주면서, 마우스 빵을 주었는데 델리만쥬 같았다. ㅋㅋㅋㅋㅋ 전체적으로 별로였다며 넥슨 박물관은 가지 말라했고, 이것저것 얘기나누다보니 금방 밥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다들 귀찮으니 오랜만에 배달 음식! 닭발과 닭날개를 시켰는데, 밥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들고 깔라만시를 넣은 한라토닉과 곁들어 같이 먹고 양이 부족해서 고구마 튀김과 다른 음식들을 합쳐 같이 먹었다. 아 오늘 배달 음식은 민지 누나가 기꺼이 동생들을 위해 사줌! ㅋㅋㅋㅋㅋ 아 몸이 슬슬 더 간지러워지는데, 내일은 정말 바로 병원 가봐야겠다. 제주도에 있으면서 참 별일 다 겪는거 같다.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진상도 만나고 좋은 일도 있다가 별로인 일도 있다가 인생사 새옹지마란 말이 머리 속에 스쳐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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